윈도우 디펜더로 충분한가요, 2026년 상반기 백신 시험 성적을 대조했습니다
AV-TEST와 AV-Comparatives가 올해 상반기에 공개한 원자료를 직접 열어 마이크로소프트 디펜더의 탐지율·오탐·성능 점수를 확인했습니다. 국산 백신의 위치와 디펜더가 공식적으로 보호하지 않는 구간까지 정리했습니다.
백신 결제 갱신 알림이 뜨면 매년 같은 고민이 반복됩니다. "요즘은 윈도우 기본 백신으로 충분하다던데, 이걸 계속 결제해야 하나?" 검색해보면 답이 정확히 반으로 갈립니다. 한쪽은 "디펜더면 끝났다"고 하고, 다른 쪽은 "기본은 기본일 뿐"이라고 합니다.
양쪽 글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근거로 든 시험 결과가 몇 년 전 것이거나, 아예 출처가 없습니다. "독립 기관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는 문장만 있고 몇 점인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시험 성적표를 직접 열어봤습니다. 안티바이러스 성능을 공개 검증하는 두 기관, 독일의 AV-TEST와 오스트리아의 AV-Comparatives가 2026년 상반기에 공개한 결과 네 건입니다. 아래 숫자는 전부 그 원문에서 옮긴 것이고, 제가 추정한 값은 하나도 없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비교했는지
두 기관의 시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네 건을 나눠 봐야 합니다.
- AV-Comparatives 실사용 보호 시험(2026년 2~5월): 실제로 살아 있는 악성 URL 400건에 제품을 노출시켜 몇 건을 막는지 봅니다. 정상 파일을 악성으로 잘못 잡는 오탐(false positive) 시험이 함께 포함됩니다.
- AV-Comparatives 악성코드 보호 시험(2026년 3월): 악성코드 샘플 1만 개를 직접 던져 넣는 방식입니다.
- AV-Comparatives 성능 시험(2026년 4월): 코어 i3, 램 8GB, SSD를 쓰는 윈도우 11 64비트 PC에서 파일 복사·압축·앱 설치·앱 실행·다운로드·웹 브라우징 속도가 얼마나 느려지는지 측정합니다.
- AV-TEST 홈 사용자 시험(2026년 6월): 보호·성능·사용성 세 축에 각 6점씩, 총 18점 만점으로 채점합니다. 5~6월 두 달간 16개 제품을 시험했습니다.
탐지율은 사실상 무승부였습니다
먼저 "얼마나 잘 막는가"입니다.
실사용 보호 시험 400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디펜더는 396건을 막고 4건에서 감염됐습니다. 차단율 99.0%입니다. 1위는 비트디펜더로 398건 차단, 99.5%였습니다. 400건 중 두 건 차이입니다.
샘플 1만 개를 던져 넣은 3월 악성코드 보호 시험에서는 순위가 또 달라집니다. ESET과 디펜더가 나란히 99.93%로 최상위 그룹이었습니다. 1만 개 중 놓친 것이 7개입니다.
AV-TEST 6월 시험에서 디펜더의 보호 점수는 6점 만점이었습니다. 총점은 17.5점으로, 17.5점 이상에 주는 TOP PRODUCT 등급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아바스트 무료판·AVG 무료판·비트디펜더·ESET·F-시큐어·카스퍼스키·맥아피·노턴은 18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탐지율만 놓고 유료 제품이 디펜더보다 확실히 낫다고 말할 근거는 2026년 상반기 자료에는 없습니다. 소수점 뒤에서 갈리는 차이입니다. 적어도 "기본 백신은 못 잡는다"는 말은 이제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갈린 건 오탐 쪽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여기입니다. 잘 잡는 것보다 엉뚱한 걸 잡지 않는 것에서 격차가 훨씬 컸습니다.
실사용 보호 시험에 함께 붙은 오탐 시험에서 디펜더의 오탐은 0건이었습니다. 전체에서 가장 적었습니다. 같은 시험의 평균은 8건이었고, K7이 12건, 트렌드마이크로가 83건이었습니다. 3월 악성코드 보호 시험에서도 디펜더의 오탐은 3건으로 상위권이었습니다.
오탐 숫자를 "정확도 지표" 정도로 넘기기 쉽습니다.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는 사례가 국내에 있습니다.
2022년 8월 30일 오전 11시 30분, 알약 공개용(v2.5.8.617)에 배포된 업데이트가 WerFault.exe 같은 윈도우 정상 프로세스를 랜섬웨어로 오진했습니다. 경고에 따라 조치한 사용자들의 PC가 부팅되지 않는 상태가 됐습니다. 당시 알약 사용자는 1600만 명 규모였고, 이스트시큐리티는 같은 날 공지에서 기업용 제품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히며 사과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외부 침입에 의한 보안 침해가 아니라 내부적인 시스템 패치 오류"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신은 커널 수준의 권한으로 돌아갑니다. 오탐 한 번이 감염보다 더 큰 정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오탐 0건이라는 숫자를 탐지율 99.0%와 같은 무게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디펜더는 무겁다"는 말은 반은 맞습니다
디펜더를 밀어내는 가장 흔한 이유가 성능입니다. 이 부분은 통념이 절반쯤 맞았습니다.
4월 성능 시험에서 AV-Comparatives는 두 가지를 따로 측정합니다. 하나는 파일 복사·압축·앱 실행 같은 개별 작업 속도(AVC 점수, 90점 만점)이고, 다른 하나는 실제 오피스 작업을 재현하는 UL Procyon 벤치마크입니다. 백신을 설치하지 않은 기준 PC가 100점입니다.
디펜더의 AVC 점수는 80점으로, 90점을 받은 맥아피·카스퍼스키·ESET·트렌드마이크로·노턴·아바스트·AVG·G데이터보다 낮았습니다. 두 값을 합친 최종 지표인 Impact Score는 12.9로 19개 제품 중 11위, 등급은 세 단계 중 가운데인 ADVANCED였습니다. 1위 맥아피는 3.3이었습니다.
그런데 Procyon 점수만 보면 디펜더는 97.1점으로 19개 중 2위였습니다. 1위 맬웨어바이트(97.4)에 이어서입니다. 성능 1위인 맥아피의 Procyon 점수는 96.7로 디펜더보다 낮습니다.
이 두 숫자가 충돌하는 게 아닙니다. 읽는 법은 이렇습니다. 문서 작업이나 웹 브라우징 같은 평소 사용에서는 디펜더의 부담이 가장 적은 편입니다. 대신 대용량 파일을 복사하거나 프로그램을 처음 실행하는 순간에는 다른 제품보다 눈에 띄게 걸립니다. 큰 폴더를 옮길 때 유독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면, 그 체감은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 항목 | 마이크로소프트 디펜더 | 같은 시험의 다른 결과 |
|---|---|---|
| 실사용 보호 (2026년 2~5월, 400건) | 396건 차단 · 99.0% | 비트디펜더 398건 · 99.5% (1위) |
| 오탐 (같은 시험) | 0건 (최소) | 평균 8건 · 트렌드마이크로 83건 |
| 악성코드 보호 (2026년 3월, 1만 개) | 99.93% · 놓친 것 7개 | ESET과 공동 최상위 |
| 성능 Impact Score (2026년 4월) | 12.9 · 19개 중 11위 | 맥아피 3.3 (1위) |
| 성능 중 Procyon 점수 | 97.1 · 19개 중 2위 | 맬웨어바이트 97.4 (1위) |
| AV-TEST 총점 (2026년 6월) | 17.5 / 18 · TOP PRODUCT | 만점 18점 제품 8종 |
국산 백신은 이 표에서 어디에 있나요
두 기관의 제조사 목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해봤습니다. 여기서 예상과 다른 걸 발견했습니다.
안랩은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AV-TEST의 2026년 2월 시험에서 V3 Internet Security 9.0은 보호 5.5, 성능 6, 사용성 6으로 총점 17.5점, TOP PRODUCT 등급을 받았습니다. 디펜더와 같은 총점입니다. 다만 이 점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확인할 게 있습니다. 안랩은 격월로 열리는 정기 시험에 매번 나오지 않습니다. 최근 기록은 2025년 6월, 2025년 10월, 2026년 2월로 연 두세 번입니다. 그리고 시험 대상은 유료 제품인 V3 Internet Security이고, 무료로 배포되는 V3 Lite가 아닙니다.
한편 알약은 두 기관의 소비자 정기 시험 제조사 목록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국내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은 백신 중 하나인데, 국제 공개 검증 데이터로는 다른 제품과 나란히 비교할 수단이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낡은 인식 하나를 정정해야 합니다. "국산 백신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말의 근거는 사실 10년 전 자료입니다. AV-TEST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V3 Internet Security 8.0 시절의 보호 점수는 2014년 4월 0점, 2014년 2월 0점, 2013년 12월 1.5점이었습니다. 6점 만점에 0점입니다. 그 시기의 인상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이고, 현재 성적표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디펜더가 공식적으로 하지 않는 일
성적이 좋다는 것과 모든 걸 막는다는 것은 다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문서에 명시된 한계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디펜더의 평판 기반 보호인 SmartScreen은 운영체제에 통합돼 있어서, 크롬 같은 다른 브라우저나 메일 클라이언트가 내려받아 실행하려는 파일도 검사합니다. 이 부분은 엣지 전용이 아닙니다. 다만 원치 않는 프로그램(PUA)과 연결된 URL 차단은 엣지에서만 동작한다고 문서에 적혀 있습니다. 크롬을 쓰면 이 층 하나가 빠집니다.
더 중요한 문장은 이것입니다. "SmartScreen은 인터넷에서 온 악성 파일을 막습니다. 사내 공유 폴더나 UNC·SMB 네트워크 공유처럼 내부 위치에 있는 악성 파일은 보호하지 않습니다." 회사 공유 드라이브를 매일 열어 쓰는 환경이라면 이 문장이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당연한 것이지만 자주 잊습니다. 백신은 랜섬웨어를 막는 장치이고, 백업은 랜섬웨어를 겪은 뒤에 쓰는 장치입니다. 둘은 대체 관계가 아닙니다.
그래서 무엇을 계산해야 하나
이 비교의 결론은 "유료 백신이 아깝다"가 아닙니다. 실제로 계산해야 하는 비용이 돈이 아니라는 게 결론입니다.
디펜더는 이미 켜져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무료 백신을 하나 더 설치하면, 얻는 것은 소수점 몇 자리의 탐지율이고 감수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오탐 위험이 하나 더 늘어나고, 성능 부담이 겹칩니다. 실시간 감시 기능을 가진 백신을 두 개 돌리면 서로를 검사하면서 느려집니다. 트렌드마이크로의 오탐 83건, 알약의 2022년 사고가 말해주는 위험은 무료라서 면제되지 않습니다.
돈을 쓸 값어치가 분명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용량 파일을 하루에 수십 번 다루는 작업 PC라면 성능 시험 상위권 제품의 차이가 체감됩니다. 가족 여러 대를 한 계정으로 관리하거나, 백업·VPN·자녀 보호가 하나로 묶인 관리 도구가 필요한 경우도 그렇습니다. 반대로 문서 작업과 웹 브라우징이 대부분인 개인 PC라면, 2026년 상반기 성적표에 유료로 갈아탈 근거가 보이지 않습니다.
정작 초점이 어긋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성적표를 네 건 다 읽고 남은 생각은 조금 다른 것이었습니다.
디펜더든 유료 백신이든 악성코드 파일은 99% 이상 걸러냅니다. 그런데 요즘 실제 피해는 파일을 통해서만 오지 않습니다. 문자 링크를 눌러 진짜 같은 로그인 화면에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는 경로, 어딘가에서 유출된 비밀번호를 다른 사이트에 그대로 넣어보는 경로가 있습니다. 이 두 경로에서는 백신 탐지율이 0의 역할을 합니다. 사용자가 자기 손으로 정보를 넘겨준 것이라 막을 파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백신을 무엇으로 바꿀지 몇 시간 고민하는 것보다, 2단계 인증이 안 걸린 계정 하나를 찾아 지금 켜는 쪽이 실질적으로 더 큰 차이를 만듭니다. 순서를 잘못 잡기 쉬운 지점입니다.
여러분의 PC에서 지금 실시간 감시를 돌리고 있는 백신은 몇 개인가요? 그리고 그 백신을 고르는 데 쓴 시간과 계정 보안을 점검하는 데 쓴 시간, 어느 쪽이 더 길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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