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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S를 8.8.8.8로 바꾸면 빨라진다길래 여섯 개를 재봤더니 정반대였습니다

통신사 3사 DNS와 구글 8.8.8.8, 클라우드플레어 1.1.1.1, Quad9를 360번 조회하며 응답속도를 측정했습니다. 다들 바꾸라는 8.8.8.8이 여섯 개 중 다섯 번째였습니다. 실행 스크립트를 그대로 공개하니 직접 재보실 수 있습니다.

📅 2026-07-12 작성✏️ 2026-08-17 수정#DNS#인터넷속도#네트워크#공유기#인터넷꿀팁
DNS를 8.8.8.8로 바꾸면 빨라진다길래 여섯 개를 재봤더니 정반대였습니다

네트워크 설정을 뒤적이다가 이 PC의 DNS 서버 주소가 8.8.8.8로 박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자동 할당이 아니라 수동으로 지정된 상태였습니다. 언제 왜 바꿨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아마 "DNS를 구글 걸로 바꾸면 인터넷이 빨라진다"는 흔한 팁을 보고 따라 했을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 빨라진 게 맞는지 재보기로 했습니다. 국내 통신사 3사 DNS와 유명한 공개 DNS 세 곳, 모두 여섯 개를 놓고 360번 조회했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였습니다.

DNS가 뭔지부터 한 줄로

DNS(Domain Name System)는 인터넷의 전화번호부입니다. naver.com이라고 입력해도 컴퓨터는 그 이름만으로 접속하지 못합니다. 실제로는 IP 주소가 필요한데, 이름을 IP로 바꿔주는 안내 데스크가 DNS 서버입니다.

페이지를 열 때마다 이 조회가 가장 먼저 일어납니다. 그래서 DNS가 느리면 주소를 누른 뒤 화면이 뜨기 전 "멈칫"하는 순간이 길어집니다. 다만 이미 연결된 뒤의 다운로드 속도(Mbps)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100메가 회선이 500메가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측정 방법을 그대로 공개합니다

윈도우 PowerShell의 Resolve-DnsName 명령으로 쟀습니다. 국내 사이트 10곳(네이버, 다음, 쿠팡, 카카오, 11번가, 멜론, 티스토리, 지마켓, 네이트, 다나와)과 해외 사이트 10곳(깃허브, 위키백과, 스택오버플로, 레딧, 아마존, BBC, 뉴욕타임스, 클라우드플레어, 모질라, 넷플릭스)을 3라운드씩 돌렸습니다. 서버 6개 × 도메인 20개 × 3라운드로 총 360회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캐시를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조회한 주소는 컴퓨터가 잠시 기억하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두 번째부터 조회가 아예 일어나지 않아 0에 가까운 숫자가 나옵니다. 매 조회 직전마다 로컬 DNS 캐시를 비웠습니다.

아래를 관리자 권한 PowerShell에 붙여넣으면 같은 측정이 그대로 돌아갑니다.

$servers = '168.126.63.1','210.220.163.82','164.124.101.2','1.1.1.1','8.8.8.8','9.9.9.9'
$sites   = 'naver.com','daum.net','coupang.com','github.com','wikipedia.org'

foreach ($ip in $servers) {
  $t = @()
  foreach ($d in $sites) {
    1..3 | ForEach-Object {
      Clear-DnsClientCache
      $ms = (Measure-Command {
        Resolve-DnsName $d -Server $ip -Type A -DnsOnly -ErrorAction SilentlyContinue
      }).TotalMilliseconds
      if ($ms -gt 0) { $t += $ms }
    }
  }
  $s = $t | Measure-Object -Average -Minimum -Maximum
  '{0,-16} 평균 {1,6:N1} ms   최소 {2,6:N1}   최대 {3,7:N1}' -f $ip, $s.Average, $s.Minimum, $s.Maximum
}

서버 주소는 KT 168.126.63.1, SK브로드밴드 210.220.163.82, LG U+ 164.124.101.2입니다.

실측 결과

숫자가 작을수록 빠릅니다. 평균은 몇 번 크게 튄 값에 휘둘리기 때문에 한가운데 값인 중앙값을 같이 적었습니다. 마지막 열은 60번 중 100ms를 넘긴 횟수입니다.

DNS 서버국내 평균국내 중앙값해외 평균해외 중앙값100ms 초과
클라우드플레어 1.1.1.111.3ms10.8ms10.9ms10.4ms0회
SK브로드밴드 210.220.163.8211.9ms10.8ms23.2ms10.5ms1회
LG U+ 164.124.101.214.6ms14.3ms29.3ms12.9ms1회
KT 168.126.63.147.2ms10.0ms94.6ms10.3ms4회
구글 8.8.8.863.1ms47.8ms54.6ms49.0ms5회
Quad9 9.9.9.9150.8ms81.8ms76.5ms80.3ms8회

표를 처음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가장 널리 권해지는 8.8.8.8이 여섯 개 중 다섯 번째였습니다. 클라우드플레어와 비교하면 국내 사이트 기준 5.6배 느립니다.

더 뼈아픈 건 중앙값입니다. 8.8.8.8의 국내 중앙값이 47.8ms라는 건 가끔 느린 게 아니라 거의 항상 그 정도였다는 뜻입니다. 운 나쁜 몇 번이 평균을 끌어올린 게 아니라, 절반 이상이 47ms 근처에 몰려 있었습니다.

평균만 보면 통신사 DNS가 나빠 보이는 함정

여기서 한 겹 더 들어가면 재미있어집니다. KT DNS의 국내 평균은 47.2ms로 8.8.8.8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중앙값은 10.0ms입니다. 평균과 중앙값이 4.7배나 벌어졌습니다.

이건 대부분은 아주 빠른데 몇 번이 심하게 느렸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KT는 60번 중 4번이 100ms를 넘었고, 그 몇 번이 평균을 통째로 끌어올렸습니다. 해외 사이트에서는 평균 94.6ms에 중앙값 10.3ms로 격차가 9배까지 벌어집니다.

체감으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KT DNS는 열 번 중 아홉 번은 클라우드플레어만큼 빠르지만, 가끔 한 번씩 눈에 띄게 멈칫합니다. 반면 8.8.8.8은 한결같이 느립니다. 어느 쪽이 더 나쁜지는 취향의 문제입니다.

유일하게 튀지 않은 서버

클라우드플레어 1.1.1.1은 여섯 개 중 유일하게 네 개 숫자가 모두 10~11ms대에 붙어 있었습니다. 국내든 해외든, 평균이든 중앙값이든 차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60번 중 100ms를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빠른 것과 안정적인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최고 속도만 보면 KT의 최솟값이 더 낮게 찍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비슷하게 나온다는 건 그 자체로 값어치가 있습니다.

한편 Quad9는 국내 평균 150.8ms로 압도적인 꼴찌였습니다. 보안 필터링을 하는 서버라 원래 몇 ms를 더 쓰긴 하지만, 이 정도 격차의 원인이 필터링인지 국내 접속 경로인지는 이 측정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속도만 놓고 고를 서버는 아니라는 건 분명합니다.

이 숫자를 정답표로 쓰지 마세요

이 결과를 "8.8.8.8은 나쁘다"로 읽으시면 곤란합니다. 이건 한 대의 PC, 한 회선, 한 시점의 숫자입니다.

DNS 응답 속도는 내가 쓰는 통신사가 그 서버까지 어떤 경로로 연결되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 회선에서 구글 서버로 가는 길이 유독 멀게 잡혀 있을 수 있고, 다른 통신사나 다른 지역에서는 순위가 통째로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와 LG U+ DNS는 이 회선에서도 상위권이었는데, 해당 통신사 가입자가 재면 또 다르게 나올 겁니다.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은 "1.1.1.1로 바꾸세요"가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본 숫자 말고 직접 재보세요"**입니다. 위 스크립트를 붙여넣으면 1~2분이면 끝납니다. 몇 년을 미룬 확인이 그 정도 시간이었습니다.

바꾸고 나서도 한 가지가 남습니다. 바꾼 뒤에 다시 재보는 것입니다. 이번에 확인한 것 중 제일 어이없던 사실은 8.8.8.8이 느리다는 게 아니라, 빨라지라고 바꿔놓고 결과를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쪽이었습니다.

여러분의 PC나 공유기에는 지금 어떤 DNS가 들어가 있나요? 혹시 예전에 좋다는 말만 믿고 바꿔둔 게 있다면, 그게 지금도 정말 빠른지 한 번은 재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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