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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구글·애플·네이버·카카오 계정은 어떻게 되나요

구글 휴면 계정 관리자, 애플 유산 관리자, 카카오톡 추모 프로필 대리인은 살아 있을 때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네 플랫폼의 사전 설정 방법과 유족이 사후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공식 안내 기준으로 비교했습니다.

📅 2026-07-26 작성✏️ 2026-08-17 수정#디지털유산#구글계정#애플계정#카카오톡#개인정보
내가 죽으면 구글·애플·네이버·카카오 계정은 어떻게 되나요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내리다 보면 프로필 사진 옆에 국화꽃 아이콘이 붙은 이름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계정 주인이 세상을 떠난 뒤 유가족이나 대리인의 신청으로 '추모 프로필'로 바뀐 계정입니다. 그 아이콘을 처음 봤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내 계정은 그때 어떻게 되는 걸까요.

구글 드라이브에 쌓인 수십 GB의 사진, 아이폰이 자동으로 올려둔 백업, 십 년 넘게 쓴 네이버 아이디. 이 계정들의 주인이 없어지는 순간에 대해 각 회사는 이미 정책을 정해뒀습니다. 그런데 그 정책은 내가 살아 있을 때 미리 손을 써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은 구글·애플·카카오·네이버 네 곳의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지금 당장 내가 설정할 수 있는 것과 내가 못 하고 남은 가족이 서류를 들고 해야 하는 것을 나눠 정리한 것입니다.

구글: 휴면 계정 관리자

구글의 기능 이름은 휴면 계정 관리자입니다. 예전에 '비활성 계정 관리자'로 번역되던 그 기능이고, 지금은 myaccount.google.com/inactive에서 설정합니다.

작동 방식은 이름 그대로입니다. 계정이 일정 기간 아무 활동 없이 방치되면, 미리 지정해둔 사람에게 알림을 보내거나 지정한 데이터를 넘겨줍니다. 사망만을 위한 기능이 아니라 '계정이 오래 멈춘 상황' 전반을 다루는 도구라 이름이 이렇습니다.

설정할 때 정하는 항목은 크게 셋입니다.

  • 얼마나 멈춰 있어야 계획을 실행할지 기간
  • 알림을 받을 사람 (최대 10명)
  • 그 사람에게 넘길 데이터 종류 (드라이브, 메일, 사진, 유튜브 등에서 선택)

여기서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받는 사람마다 다른 데이터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에게는 사진과 드라이브를, 동업자에게는 특정 업무 자료만 남기는 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알림 대상자의 전화번호를 반드시 입력해야 합니다. 구글이 이 번호로 본인 확인을 하기 때문인데, 누군가 알림 메일을 가로채더라도 전화 인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없게 하는 장치입니다.

계정이 멈췄는지는 마지막 로그인, 내 활동 기록, Gmail 사용, 안드로이드 기기 체크인 같은 신호로 판단합니다. 스마트폰에서 Gmail 앱만 켜져 있어도 활동으로 잡히니, 살아 있는 동안 오작동할 걱정은 크지 않습니다.

아무 설정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구글은 최소 2년 이상 휴면 상태인 계정과 그 데이터를 삭제할 권리를 가진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방치의 결말은 보존이 아니라 소멸에 가깝습니다.

애플: 유산 관리자

애플의 기능은 유산 관리자(Legacy Contact)입니다. 경로는 iPhone·iPad 기준 설정 → 본인 이름 → 로그인 및 보안 → 유산 관리자, 맥은 시스템 설정에서 같은 순서입니다.

조건이 몇 가지 붙습니다. iOS 15.2 / iPadOS 15.2 / macOS Monterey 12.1 이상이어야 하고, 계정에 이중 인증이 켜져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유산 관리자로 지정되는 상대는 애플 기기도 애플 계정도 없어도 됩니다. 나이 조건(대체로 만 14세 이상)만 충족하면 됩니다.

구글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접근 키입니다. 유산 관리자를 추가하면 그 사람 전용의 키가 생성되는데, 나중에 실제로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이 접근 키와 사망 진단서 두 가지가 모두 있어야 합니다. 키를 전달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 iMessage로 보내기: 상대가 수락하면 키 사본이 그 사람 기기의 계정 설정에 자동 저장됩니다
  • 복사본 프린트: 종이로 출력해 건네거나 QR 코드를 상대 기기로 스캔하게 합니다

애플이 직접 권하는 방식은 출력본을 유언장이나 상속 계획 문서와 함께 보관하는 것입니다. 키를 잃어버리면 이 기능을 설정해둔 의미가 대부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여러 명을 지정할 수 있고, 그중 누구든 단독으로 데이터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영구 삭제 요청까지 포함해서입니다. 여러 명을 넣을 때는 이 점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넘어가지 않는 데이터도 명확히 정해져 있습니다. 계정으로 구입한 영화·음악·책과 구독 항목, 그리고 iCloud 키체인에 저장된 결제 정보·비밀번호·패스키는 유산 관리자도 볼 수 없습니다. 사진·메시지·메모·파일·기기 백업은 넘어가지만, 비밀번호 꾸러미는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유산 관리자를 지정해두지 않으면 절차가 확 무거워집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는 법원 명령서가 필요하고, 그 명령서에 고인의 이름과 계정, 요청자가 정당한 상속인이라는 사실, 애플이 접근을 지원하라는 명령이 모두 적혀 있어야 합니다. 애플 스스로 "유산 관리자 지정이 법원 명령 절차를 간소화한다"고 안내할 정도입니다.

기기 쪽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애플은 활성화 잠금 해제는 도와줄 수 있지만 그 경우 기기를 지우고 복원해야 하며, 암호로 잠긴 기기는 암호화 때문에 애플도 내용을 살릴 수 없습니다.

카카오톡: 추모 프로필과 대리인

국내 서비스는 이런 기능이 없을 거라 짐작하기 쉽지만, 카카오는 오히려 앞선 편입니다. 2023년 1월 추모 프로필을 열었고, 2024년 1월 카카오톡 v10.5.0 업데이트로 이용자 본인이 미리 정하는 방식을 추가했습니다.

경로는 카카오톡 설정 → 개인/보안 → 추모 프로필 설정입니다. 여기서 '추모 프로필로 남겨두기'를 고르면 대리인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대리인은 친구 중 딱 한 명이며, 그 사람이 요청을 수락해야 설정이 완료됩니다.

대리인을 지정해두면 사후 절차가 크게 줄어듭니다. 지정이 없으면 유가족이 신청서와 사망 증빙 서류, 신청인 신분증 사본, 고인의 통신사 증빙 서류까지 갖춰 제출해야 하지만, 대리인이 있으면 사망 증빙 서류 하나만 내면 전환됩니다. 통신사 증빙은 고인 명의의 휴대폰이 이미 해지된 상황에서 떼기가 만만치 않은 서류라,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대리인이 받는 권한은 제한적이고 기간도 정해져 있습니다. 전환 후 49일 동안 프로필 사진·배경 사진·상태 메시지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부고나 장례 일정을 프로필에 올려 알리라는 용도입니다.

그리고 카카오에만 있는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지막 편지입니다. 설정할 때 대리인에게 남길 글을 미리 써둘 수 있고, 이 글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공개되지 않다가 추모 프로필로 전환되는 시점에 대리인에게만 전달됩니다.

전환되면 프로필 옆에 국화꽃 아이콘이 붙고 1:1 채팅방으로 추모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 메시지는 보낸 사람만 볼 수 있습니다. 선물하기·송금하기·보이스톡 메뉴는 사라지고, 고인이 속해 있던 모든 그룹 채팅방에서는 전환됐다는 안내와 함께 자동으로 나가기 처리가 됩니다. 유지 기간은 5년이고 연장하면 최대 10년, 연장 신청이 없으면 종료 후 자동 탈퇴됩니다.

반대 방향의 선택지도 있습니다. '추모 프로필 제한하기'를 켜두면 유가족이 신청해도 전환되지 않습니다. 내 카카오톡이 남는 게 싫다면 그것도 미리 정해둘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대화 내용은 어느 경우에도 넘어가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고인이 지인들과 나눈 메시지와 개인정보는 대리인을 포함해 유가족에게도 일체 제공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네이버: 미리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네 곳 중 사전 설정 수단이 없는 곳이 네이버입니다. 유산 관리자도, 대리인 지정도, 휴면 시 자동 처리 계획도 없습니다. 남은 가족이 사후에 신청하는 경로만 존재합니다.

네이버가 안내하는 원칙은 분명합니다. 유족의 요청이라 하더라도 아이디와 비밀번호 같은 계정 정보는 제공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보호 법제 준수와 고인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이유로 명시돼 있습니다.

서류 확인을 거쳐 도와주는 범위는 세 가지로 한정됩니다.

  1. 회원 탈퇴
  2. 상속 가능한 Npay 포인트·머니 잔액의 유무 조회
  3. 공개 블로그처럼 로그인 없이도 볼 수 있는 공개 자료의 백업 제공

필요한 서류는 사망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사망 확인서 등)와 고인 기준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대표 상속인이 손자녀·형제자매·4촌 이내 방계혈족인 경우에는 부모님 기준으로 발급된 가족관계증명서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실무적으로 자주 걸리는 조건도 있는데, 서류는 공기관 발급본이어야 하고 주민등록번호 뒤 7자리를 가려서 보내야 합니다. 가리지 않은 서류는 즉시 파기되어 처음부터 다시 접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절차에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가족이 고인의 아이디를 알고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

네 곳을 한 표로

생전 사전 지정지정해두면지정 안 하면대화·비밀번호
구글휴면 계정 관리자 (최대 10명)지정한 데이터가 이메일로 전달최소 2년 후 삭제 대상, 유족은 별도 요청비밀번호 제공 안 됨
애플유산 관리자 (여러 명 가능)접근 키 + 사망 진단서로 접근법원 명령서 등 법적 서류 필요키체인·구입 콘텐츠 제외
카카오추모 프로필 대리인 (1명)사망 증빙 서류만으로 전환유가족이 통신사 증빙까지 제출대화 내용 일체 제공 안 됨
네이버없음유족이 서류 제출 후 탈퇴 등 3가지계정 정보 제공 안 됨

이렇게 늘어놓고 보면 흔한 짐작 하나가 어긋납니다. '해외 서비스는 잘 돼 있고 국내 서비스는 없다'가 아닙니다. 카카오는 마지막 편지처럼 구글·애플에도 없는 항목을 제공하고, 네이버는 사전 지정 수단이 아예 없습니다. 나뉘는 기준은 국내냐 해외냐가 아니라 회사가 이 문제를 제품 기능으로 다뤘느냐입니다.

정작 중요한 건 기능 설정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네 곳을 다 훑고 나면 남는 결론이 조금 김빠집니다. 어느 플랫폼도 계정을 통째로 물려주지 않습니다. 비밀번호는 넘어가지 않고, 대화 내용은 열리지 않으며, 애플조차 키체인은 열어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가족이 내 계정에 들어가서 정리해준다"는 시나리오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기능들이 주는 건 상속이 아니라 제한된 열람과 정리 권한입니다.

그리고 네이버 안내의 마지막 조건이 이 글에서 가장 실용적인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아이디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그 문장입니다. 서류를 다 갖췄어도 고인이 어떤 아이디를 썼는지 모르면 탈퇴 요청조차 시작할 수 없습니다. 이건 네이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산 관리자를 지정해뒀더라도 가족이 애초에 그 계정의 존재를 모르면 접근 키가 어디 있는지 찾을 이유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30분을 쓸 수 있다면 순서는 이렇게 잡는 게 낫습니다. 구글과 애플에서 관리자·유산 관리자를 지정하고(경로는 위에 적어둔 그대로입니다), 카카오톡에서 대리인을 정하거나 반대로 제한을 걸어두고, 마지막으로 내가 쓰는 계정의 목록을 어딘가 종이로 남기는 것입니다. 비밀번호까지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서비스에 계정이 있는지, 아이디가 무엇인지만 적혀 있어도 남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러분의 가족은 여러분이 어떤 서비스에 계정을 갖고 있는지 알고 계실까요? 그 목록을 지금 종이 한 장에 적어보면 몇 줄이나 나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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