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백업, 클라우드와 NAS와 외장하드의 3년 총비용을 계산해봤습니다
3-2-1 백업 규칙을 실제 가격으로 계산했습니다. 구글 원·네이버 마이박스 요금제, 시놀로지 NAS 본체와 하드 값, 그리고 아무도 안 세는 전기요금까지 넣어 3년 총비용을 비교하고, NAS의 손익분기점이 언제 오는지 따져봤습니다.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 되는 순간은 대체로 조용하게 옵니다. 어제까지 멀쩡히 열리던 드라이브가 오늘은 "포맷하시겠습니까"를 띄웁니다. 그 안에 아이 돌잔치 사진과 신혼여행 영상이 통째로 들어 있다는 걸 그때 깨닫습니다.
이 상황을 막는 방법론이 3-2-1 규칙입니다. 사본을 3벌 만들고, 2종류의 서로 다른 매체에 나눠 담고, 그중 1벌은 집 밖에 두라는 원칙입니다. 백업 업계에서 수십 년째 통용되는 기준입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클라우드가 좋다", "NAS 하나 장만하세요" 같은 조언은 넘치는데, 정작 우리 집 기준으로 3년 동안 얼마가 드는지 계산해 놓은 글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2026년 7월 현재 가격을 하나씩 확인해 직접 계산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장 많이 추천받는 선택지가 가장 비쌌습니다.
먼저 클라우드 가격을 확인하다 발견한 것
구글 원 공식 요금제 페이지를 열어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200GB 요금제가 사라졌습니다.
현재 구글 원의 유료 구간은 이렇습니다. 100GB가 월 2,400원, 그다음이 2TB인데 이건 'Google AI Plus'라는 이름으로 월 11,900원, 5TB짜리 'Google AI Pro'가 월 29,000원입니다. 예전에 월 3,300원 정도였던 200GB라는 중간 선택지가 목록에서 빠지면서, 100GB로 부족한 사람은 곧바로 월 11,900원짜리로 건너뛰어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요금제에 AI 기능이 묶이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네이버 마이박스는 무료 용량이 30GB로 구글(15GB)의 두 배입니다. 유료는 100GB 월 4,900원, 300GB 월 7,100원, 2TB 월 12,600원입니다. 중간 구간(300GB)이 살아 있다는 게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장점입니다.
2TB 기준으로 3년을 곱하면 이렇게 됩니다. 구글 원은 11,900원 × 36개월 = 428,400원, 네이버 마이박스는 12,600원 × 36개월 = 453,600원입니다.
NAS는 계산하다가 손이 멈췄습니다
NAS(Network Attached Storage)는 집에 두는 개인용 서버입니다. 공유기에 연결해두면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고, 용량을 원하는 만큼 채울 수 있습니다. "구독료 안 내도 된다"는 이유로 자주 추천됩니다.
입문용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시놀로지 DS224+(2베이)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있습니다. NAS 본체 가격에는 하드디스크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별도로 사야 합니다.
- 본체: 다나와 최저가 기준 약 51만 원 (하드 미포함)
- NAS용 하드 WD Red Plus 4TB: 약 33만 6천 원
그런데 2베이 NAS를 사는 이유는 대개 미러링, 즉 같은 데이터를 하드 두 개에 동시에 써서 하나가 죽어도 버티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하드를 두 개 사야 합니다. 33만 6천 원 × 2 = 67만 2천 원. 본체까지 합치면 초기 비용만 118만 2천 원입니다.
여기에 대부분의 비교 글이 빼먹는 항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아무도 안 세는 전기요금
NAS는 24시간 켜져 있어야 의미가 있는 장비입니다. 시놀로지가 공개한 DS224+ 공식 제품 사양서에는 소비전력이 접근 시 14.69W, 하드 대기 시 4.41W로 적혀 있습니다.
접근 상태를 기준으로 1년을 계산하면 14.69W × 24시간 × 365일 = 약 129kWh입니다. 3년이면 약 386kWh입니다.
이걸 요금으로 환산할 때 함정이 있습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제라서, 이 129kWh가 기존 사용량 위에 얹힌다는 점입니다. 월 사용량이 400kWh를 넘는 집이라면 초과분 단가가 kWh당 307.3원까지 올라갑니다. 이 단가로 계산하면 3년 전기요금이 약 11만 8천 원입니다. 사용량이 적은 집은 이보다 훨씬 덜 나옵니다.
즉 NAS의 3년 총비용은 약 130만 원입니다.
3년 총비용 비교
| 방식 | 구성 | 3년 총비용 |
|---|---|---|
| 구글 원 2TB | 월 11,900원 | 428,400원 |
| 네이버 마이박스 2TB | 월 12,600원 | 453,600원 |
| 외장하드 4TB 2개 | 269,000원 × 2 | 538,000원 |
| 시놀로지 NAS 2베이 | 본체 51만 + 하드 2개 67만 + 전기 12만 | 약 1,300,000원 |
외장하드는 WD Elements 4TB 포터블 기준 개당 약 26만 9천 원입니다. 참고로 최근 하드디스크 가격은 예전만큼 싸지 않습니다. 데이터센터 수요 때문에 몇 년째 오름세라, "하드는 싸니까"라는 오래된 상식은 지금 잘 안 맞습니다.
그래서 NAS의 본전은 언제 오나
클라우드는 매달 나가고 NAS는 한 번에 나가니, 언젠가는 역전됩니다. 그 시점을 계산해봤습니다.
NAS는 초기 118만 2천 원에 연간 전기요금 약 4만 원이 붙습니다. 구글 원 2TB는 연간 14만 2,800원입니다. 매년 벌어지는 차액이 약 10만 3천 원이니, 초기 투자를 회수하려면 약 11년이 걸립니다. 하드를 하나만 넣어 미러링을 포기해도 약 8년입니다.
WD Red Plus의 보증 기간은 3년입니다. 손익분기점이 오기 한참 전에 하드를 교체할 시점이 먼저 옵니다. 교체하면 그 비용만큼 분기점은 다시 뒤로 밀립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NAS는 돈을 아끼는 장비가 아닙니다. 비용으로 정당화하려는 순간 계산이 안 맞습니다. NAS를 사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구독에 묶이지 않는다는 것, 내 데이터가 남의 서버에 없다는 것, 그리고 사진 백업 외에 미디어 서버나 개인 클라우드로 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필요 없다면 NAS는 비싼 선택입니다.
사실 이 비교 자체가 질문을 잘못 잡은 것입니다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처음에 3-2-1 규칙을 말씀드렸는데, 이건 셋 중 하나를 고르라는 규칙이 아니라 조합하라는 규칙입니다. "클라우드 vs NAS vs 외장하드"라는 질문 자체가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외장하드 하나만 쓰면 사본이 2벌(원본+백업)이고 집 밖 사본이 없습니다. 화재나 도난이면 원본과 백업이 같이 사라집니다.
NAS만 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해가 특히 많은 지점인데, RAID 미러링은 백업이 아닙니다. 미러링은 하드 고장에 대비하는 기능이지, 실수로 지운 파일이나 랜섬웨어에는 무력합니다. 파일을 지우면 양쪽에서 동시에 지워집니다. 그리고 NAS는 집 안에 있으니 역시 집 밖 사본이 아닙니다.
3-2-1을 가장 싸게 만족시키는 조합은 이렇습니다.
원본(PC·폰) + 외장하드 1개 + 클라우드. 사본 3벌, 매체 2종류(로컬 디스크와 클라우드), 집 밖 사본 1벌이 모두 충족됩니다. 비용은 외장하드 26만 9천 원 + 구글 원 3년 42만 8천 원 = 약 70만 원입니다. NAS 단독 구성(130만 원)의 절반가량인데, 백업 원칙은 오히려 이쪽이 지켜집니다.
가격을 다 계산해놓고 나온 결론이 "제일 저렴한 조합이 제일 안전하다"는 거라 저도 좀 허탈했습니다. 하지만 백업에서 비싼 장비가 하는 일과 원칙이 하는 일은 다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위 가격은 2026년 7월에 확인한 값입니다. 요금제는 개편되고 하드값은 움직이니, 실제로 지르시기 전에 다시 확인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방금 보신 구글 원 200GB 사라진 것처럼요.
지금 여러분의 사진은 몇 벌이 있고, 그중 집 밖에 있는 건 몇 벌인가요? 이 두 숫자만 세어보시면 우리 집이 3-2-1의 어디쯤인지 바로 나옵니다. 세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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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인포 운영자
제조사 공식 문서, 독립 시험기관 결과, 공개된 요금제와 판결문을 직접 찾아 대조해 정리합니다.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숫자만 싣고, 확인하지 못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적습니다. 협찬·광고는 받지 않습니다. 글에 틀린 내용이 있으면 문의 페이지로 알려주세요.